이호테우 해수욕장에서 말등대를 구경하고 향한 곳은 바로 꼬마 한라산이라고도 불리는 어승생악.
한라산을 오르고는 싶었으나 저질체력을 소유한 1인으로서 넘나 자신이 없는 것...ㅠㅠ
아쉬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볼까 싶어 작은 한라산이라고 불리는 제주도 오름 중에 하나인 어승생악으로 가게 되었다.
게다가 어승생악은 올라가는데 30분 정도면 된다고 하니 가벼운 마음으로 고고!!
네비에 어승생악 등산로 입구로 검색해서 가니 주차장까지 안내해줌.
어승생악은 입장료는 없고 주차요금만 1,800원 내면 된다.
그런데 우리는 사전 조사가 부족했나 봄.
입산마감시간이 있는 줄고 모르고 일몰 보겠다고 일몰 시간 맞춰서 갔더니 마감 시간 몇 분 전에 도착해서 주차요금 받는 분께 결국 한 소리 들었다ㅠ
빨리 갔다 얼른 내려오라고.
그니께 가기 전에 꼭 입산마감시간을 확인하기 바람!!
참고로 어승생악 입산은 오전 6시부터 가능하며
입산마감시간은
겨울인 11월에서 2월은 16시,
봄가을인 3~4월과 9~10월은 17시,
여름인 5~8월은 18시가 마감이라고...
마감시간을 보고 나니 어승생악에서 일몰구경하는 건 애초에 말이 안되는 거였음 ㅎㅎ
암튼 주차장에 도착해서 차에서 내리니 공기부터 달랐다.
아직 어승생악엔 오르지도 않았지만 공기가 시원하다못해 차디 찬 것이 뭔가 고지대에 온 기분.
게다가 주차장이 온통 하얀 구름에 쌓여 있어서 왠지 모를 신비한 느낌이 들었다.
9월의 어승생악에서 만날 수 있는 동식물들인가 봄.
그러나 우리에겐 이런 것들을 즐길 여유는 남아 있지 않았다.
아저씨가 빨리 갔다 얼른 내려오라는 미션을 주셨기 때문...ㅠ
이곳에서부터 어승생악까지 1.3킬로미터.
처음엔 이런 완만한 경사의 계단이 나온다.
그리고는 점점 가팔라지는 길...
습기가 많아서 계단이 미끌미끌하니 조심해야 함.
빨리 올라가야 하지만 사진은 포기할 수 없지.
빨리 올라가랴 사진 찍으랴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는...
어승생악 안내문도 찍었다.
정상부 해발 높이가 1,169미터라고 함.
이 안내문이 보인다면 거의 다 올라온 것.
드디어 어승생악 정상에 도착.
재촉하셨던 아저씨 덕분에(?) 초인간적인 힘으로 30분도 안걸려서 올라옴.
이날 내가 이렇게 산을 잘 타는지 첨 알았다 ㅎㅎ
근데 너무 아쉬운 것이 구름이 가득해서 전경은 둘째치고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는 거...
어승생악 정상은 찍었지만은 정상에 오르면 그 보답으로 풍경을 보는 게 제맛인 것을...
이건 내가 어찌할 수 있는 일이 아니였기에 나름 구름 속에 싸여 있는 신비로운 느낌을 즐기기 위해 애썼다 ㅎㅎ
좀 더 있으면서 숨 좀 돌리고 싶었지만 우리가 정상에 도착하자마자 정상에 있던 사람들도 다 내려갔고 아저씨 말씀 때문에 자꾸 압박감이 느껴져서 사진 몇 컷 찍고 바로 내려왔다.
정상이라 그런지 사실 춥기도 추웠음ㅠ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내려가는 길...
그런데 이게 왠걸.
내려간지 얼마되지 않아 파란 하늘이 얼굴을 비추기 시작했다.
구름이 이렇게 변화무쌍한지 몰랐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있다가 올걸 싶은 마음에 괜히 아저씨 탓을 했다는 ㅎㅎ
다시 올라가고 싶었지만 시간에 쫓겨서 이곳에서만 잠시 즐겼다.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뭔가 좀 본 것 같아서 기분이 쫌 좋아짐~
만약 어승생악 정상에서 구름이 가득낀 하늘을 마주했다면 조금만 기다려보길...
혹시나 구름이 지나가버려서 결국 정상의 풍경을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암튼 내려갈 때는 얼른 내려오라는 아저씨 말씀이 생각나 올라갈 때보다 더 초인적인 힘으로 펄쩍펄쩍 뛰어서 내려갔다.
나... 산양인 줄 ㅎㅎ
내려가서 보니 그 아저씨는 퇴근하셨는지 안계셨고 난 무얼 위해 이토록 시간에 쫓겨다녔는가 하는 허탈감에 마음이 좀 씁쓸했다.
그래도 아저씨 덕분에 어두워지기 전에 안전하게 잘 다녀왔으니 됐다...고 생각하려고 노력 중 ㅋ
애초에 불가능했던 어승생악에서의 일몰을 보기 위해 얼추 일몰 시간을 맞춰 간 덕분에 돌아오는 길에서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었다.
그냥 지나가기엔 넘 아쉬워 한쪽에 차를 세우고 한동안 그 자리에서 일몰을 지켜보았다.
갈대인지 억새인지 구분은 못하지만 노을과 어우러진 풍경이 정말 아름답고 멋졌다.
이로써 어승생악에서의 뭔지 모를 찝찝함이 다 씻겨 내려가는 듯 했고 다시 기쁨으로 가득 찬 마음으로 돌아가는 길을 나설 수 있었다고 ㅎㅎ
이제 이날의 마지막 코스인 제주 동문시장 야시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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